고혈압&당뇨병 명의를 만나다 오승준 내분비내과 교수 / 김우식 심장혈관센터 교수

평생 잘 관리할 수 있는 질환
혈관의 젊음 유지해야

김우식 심장혈관센터 교수

당뇨병은 살아온 인생의 결과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오승준 내분비내과 교수

당뇨합병증과 고혈압 분야 명의인
오승준 교수와 김우식 교수.
의대 재학시절 1년 선후배로 만나
30여 년이 넘는 시절을 함께해온 두 사람은
이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다.

순한맛 의사 vs 매운맛 의사

2012년부터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를 협진하고 있는 내분비내과 오승준 교수와 심장혈관센터 김우식 교수는 환자들 사이에서 매운맛 의사(오승준 교수)와 순한맛 의사(김우식 교수)로 불린다. 당뇨병과 고혈압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질환인 데다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인 만큼 스타일은 달라도 환자 삶의 연장선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두 사람이다.
오: “저는 ‘좋아요’ 하다가 큰 사고 나는 것보다는 사실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저한테 ‘이런 식으로 계속 살다가 곧 죽을 수도 있어요!’라는 소릴 듣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환자가 옆 진료실의 김우식 교수님을 만나면 영혼의 따뜻한 수프를 마시는 거죠. ‘음… 역시 선생님을 잘 만나야 돼’ 하면서요.(웃음)”
김: “이렇게 말씀하셔도 오승준 교수님은 굉장히 섬세한 의사예요. 이른바 차트라고 하죠. 환자 기록이 워낙 세밀하게 잘 돼 있어서 협진을 위해 차트 리뷰만 해도 환자의 질환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담겨 있어요. 환자를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고 분석하시니까, 매운맛 소릴 들어도 결국 그 진심이 환자에게 닿는 거죠.”
서로의 처방을 보며 되물을 수 있는 사이. 두 사람의 신뢰는 각별하다. 각 진료분야의 전문가로 높은 탑을 쌓아왔지만, 두 탑 사이에는 언제든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놓여 있다.

합병증 동반할수록 치료 난이도 높아져

당뇨병과 고혈압은 뿌리가 같은 질환이다. 그 뿌리는 다름 아닌 ‘혈관 노화와 비만’이다. 체중이 늘면서 혈압과 혈당이 오르고, 이로 인해 혈관이 차츰차츰 손상되면서 각종 합병증이 동반된다.
오: “김 교수님이나 저나 진료분야는 다르지만, 당뇨병과 고혈압을 같이 봅니다. 특히 합병증이 동반됐을 때 그런데요. 합병증이 동반될수록 치료 난이도가 높아지기 시작하죠. 예전에는 유명한 교수님이 모든 질환을 다 보는 (말하자면) 백화점 식이었는데, 지금 시대 전문가들은 자기 분야를 잘하지, 오지랖이 넓지 못한 편이에요. 치료 난이도가 높아지면 전문가가 필요하고, 그래서 협진이 이뤄져야 하는 것입니다.”
김: “우리 심장내과 의사 사이에서는 당뇨병을 거의 ‘혈관암’에 비유할 정도에요. 그만큼 어려운 질환이라는 의미에서요. 혈관이 전신에 걸쳐 퍼져있는 만큼 혈관이 망가지면 암세포처럼 퍼져서 전신에 문제를 일으키거든요. 그럼에도 인슐린이 개발되고, 치료 약과 기술도 많이 발달했어요. 예전에는 당뇨병 환자에게 심장질환이 생기면 혈관을 어렵게 이어 치료하는 게 정석이었는데, 요즘은 스텐트라는 혈관 확장술이 발달해서 당뇨병 환자들도 쉽게 치료받고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됐어요. 실제 환자분들이 모를 수 있지만, 의사들은 서로 협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뇨병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혈관의 20년 조기 노화가 일어난다고 입을 모으는 두 사람. 젊게 보이려고 얼굴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우리 몸속 혈관의 젊음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지혈증은 국어에요. 늦게 시작해도 좋은 선생님 만나면 금방 성적이 올라가죠. 당뇨병은 영어인데 초기에 잘해야 그 길로 계속 잘할 수 있어요. 고혈압은 수학. 공식 외우면 잘할 수 있는데, 공부하다 안 하면 바로 성적이 떨어져 버려요. 좋은 대학 가려면 무슨 과목을 제일 잘해야 할까요? 다 잘해야 합니다.(웃음)” 오승준 교수

“요즘은 스텐트라는 혈관 확장술이 발달해서 당뇨병 환자들도 쉽게 치료받고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어요. 실제 환자분들이 모를 수 있지만, 의사들은 서로 협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우식 교수

환자의 10년 후 미래를 본다는 것

김: “저희는 환자의 10년 후 미래를 보는 사람이에요. 젊은 시절(당뇨병 초기일 때), 당뇨병을 잘 조절하면 평생 큰 문제 없이 관리하며 살아갈 수 있거든요. 그런데 당뇨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15년, 20년이 지나 병원에 와서 고치겠다고 하면 혈관이 다 망가져 있어 고생하실 수밖에 없어요. 혈관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 “당뇨 질환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결과일 수 있어요. 저희는 같은 방식으로 계속 살 것인가, 바꿔볼 것인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죠. 자동차 정비소랑 똑같아요. 차를 잘 관리하지 않는 이들에게 ‘이렇게 계속 타시면 한 3년 더 타실 수 있어요’라고 말해주잖아요. 차는 폐차하거나 새 차로 바꾸면 되는데, 우리 몸은 그럴 수가 없어요. 환자 본인이 생활방식을 바꾸려는 의지가 정말 중요해요.” 오승준 교수는 대표적인 성인병을 국·영·수 과목에 빗대어 설명을 이어갔다.
오: “이상지질혈증은 국어에요. 공부를 늦게 시작해도 좋은 선생님 만나면 금방 성적이 올라가죠. 당뇨병은 영어인데 초기에 잘해야 그 길로 계속 잘할 수 있어요. 고혈압은 수학. 공식 외우면 잘할 수 있는데, 공부하다가 안 하면 바로 성적이 떨어져 버려요. 좋은 대학에 가려면 무슨 과목을 제일 잘해야 할까요? 다 잘해야 합니다. 한 과목 망치면 좋은 대학에는 못 가는 것과 같아요.(웃음)”

당뇨병과 고혈압도 암처럼 다학제 진료가 필수

오승준 교수와 김우식 교수 모두 당뇨병과 고혈압 질환은 암처럼 다학제 진료가 필수라는 데 동의한다. 현재 암은 다학제 통합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적용돼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 입장에서는 다학제 진료가 효율적이지만, 병원 운영의 현실적인 이유로 다학제 진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김: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는 약의 개수가 많은 편이에요. 현재는 서로 진료과가 다르다 보니 약을 줄이는 게 쉽지 않은데, 다학제 진료가 시스템적으로 활발해진다면 상호 합의로 약을 줄이는 게 쉬워질 수 있죠.”
오: “오랜 기간 협진을 해오면서 장점이 많았어요. 서로의 처방전을 보면서 쓰면 겹치거나 불필요한 처방을 내리지 않을 수 있었거든요. 새로운 많은 약들이 수시로 나오고 사라지다 보니 여러 정보와 경험 등 집단지성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생과 사를 오가는 암 치료의 극적임과 달리, 당뇨병과 고혈압은 환자의 나이 듦을 지켜보며 평생 함께 관리해 나가는 질환이다. 한 테이블에 앉아 유쾌하고 노련한 두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했다. 당뇨병과 고혈압이라는 마라톤 질환에 있어 두 사람을 러닝메이트, 코치진으로 둔 환자들은 무척 행복할 것 같다고.

9.2

오승준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전문진료분야 | 당뇨합병증, 갑상선, 고지혈증
오승준 교수는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이자 의료협력본부장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내분비분과 위원장이자 대한당뇨병학회 법제이사로 미국 유타대학 박사후 연구원을 역임했다.

10.2

김우식 심장내과 교수

전문진료분야 | 심장초음파 및 심장영상진단, 고혈압,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판막질환
김우식 교수는 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센터 센터장이자 심장내과학교실 교수로 오랜 기간 경희의료원 기독봉사회를 통해 국내외 의료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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