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증상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중풍뇌질환센터 문상관 교수

보이지 않아도
증상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중풍뇌질환센터
문상관 교수

눈에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현대의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증상을 한방의 경험으로 접근하고 치료할 때 이 분야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그. 앞으로 한방의 보편화를 위해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는 문상관 교수로부터 중풍 질환에 대한 증상과 치료법을 직접 들었다.

Q: 최근 현대인의 생활 습관과 식생활의 변화로 뇌졸중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러한 가운데 교수님께서는 어떠한 치료 접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중풍(뇌졸중)이 발생한 환자 중 대부분이 회복 과정에서 많은 피로감을 느낍니다. 쉽게 지치고, 피로를 호소하는 등의 후유증을 앓게 되는데요. 그동안 이에 대해 현대의학 분야에서는 우울증이라고 진단하며 이렇다 할 치료를 진행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우울증이 아닌 ‘뇌졸중 후 피로’인 것으로 알려졌죠. 저희 중풍뇌질환센터는 이러한 뇌졸중 후 피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뇌졸중 후 왜 피로가 생기는 것인가요?

A: 우리가 평소 팔 다리의 무게를 느끼고 살아가나요? 아니지요. 내 몸이기 때문에 무게를 느낀다거나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중풍 환자들은 달라요. 편마비가 오면 팔 다리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움직이지 않는 팔과 다리를 이끌고 움직이는 것이라서 상당한 피로감을 느낍니다. 무거운 배낭을 계속 짊어지고 다니는 것과 같죠. 또한 중풍환자들은 회복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피로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피로감과는 달라요. 쉰다고 풀리는 피로가 아니죠.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한방 치료가 병행돼야 합니다. 한방에서는 이를 ‘허증(虛證)’으로 보고 접근하고 있어요.

Q: 이에 대한 치료법은 무엇인가요?

A: 허증(虛證)의 치료는 보법(補法)으로 접근합니다. 말 그대로 허해진 체력을 보호해주는 방법이죠. 많은 분들이 보약(補藥)을 드시잖아요. 주로 환절기에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보약은 몸이 허한 것을 치료하기 위한 약이에요. 뇌졸중 후의 피로 치료는 허해진 몸을 보(補)해주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익기보혈탕이 효과적입니다.

Q: 측부순환개선을 통한 뇌경색 치료 연구를 진행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A:‘측부순환 개선을 통한 뇌경색 치료용 한약제제의 효능 검증 및 작용기전 규명’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이유는 보다 효과적으로 뇌경색 치료를 돕고 싶어서에요. 중풍은 뇌경색 혹은 뇌출혈에 의해 발생하는데, 뇌경색이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뇌경색이 발생하면 병원에 가서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를 진행하죠. 하지만 뚫는다고 해서 모든 증상이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에요. 다시 막힌다거나, 큰 혈관을 뚫었지만 작은 미세혈관에서 혈액 순환이 안 되는 등의 증상이 다시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혈관을 뚫었을 때의 이야기에요. 실제로 뇌경색 환자 중 15% 정도만이 뚫는 치료를 받을 수 있어요. 나머지 85%는 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안 됩니다. 때문에 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측부순환’ 이란 이름 그대로 곁순환을 돕는 연구입니다. 하나의 혈관이 막혀서 해당 부위의 뇌세포가 괴사할 위험에 처해있다면, 그 뇌세포로 흐르는 다른 혈관의 흐름을 도와주는 것이죠. 큰 길이 막혔을 때 골목길 통행을 원활하게 해주는 치료인 셈입니다. 다른 방향으로 순환이 이뤄지면 뇌세포 괴사를 막을 수 있으니까요.

Q: 이러한 치료로 증상이 호전된 사례가 있나요?

A: 그럼요. 많죠.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한 환자가 있는데요. 2017년 다른 병원에서 우측 내경동맥 폐색 진단을 받고 뇌관류저하로 혈관우회수술을 권유 받은 54세의 한 남성 환자였습니다. 일과성 허혈 증상으로 왼쪽 팔과 다리에 탈력감이 생기고 왼쪽 안면에 감각이상이 반복적으로 있었어요. 하지만 젊은 나이에 수술을 선뜻 결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저희 병원을 찾아오셨어요. 측부순환 관류 개선을 위한 한약제로 치료한 결과 3개월 후에 뇌 관류가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좋아져서 6개월 후에도 개선된 상태가 유지됐습니다. 수술을 권유한 병원에서도 증상이 나아졌으니 수술이 필요 없다는 얘기를 들었죠.

Q: 뇌경색을 앓는 환자분들에게 정말 반가운 소식인 것 같네요. 중풍 뇌질환으로 치료를 받으며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안고 있는 환자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A: 뇌졸중으로 치료를 받는 많은 분들이 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 재활을 시작합니다. 재활은 마비된 신체를 굳지 않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하지만 한방치료도
함께 병행할 것을 꼭 권해드려요. 현대의학에서 처방해주는 약은 후유증을 치료해주는 약이 아니라 예방을 위한 약입니다. 하지만 저희 한방에서는 치료를 도와주는 침과 약을 처방해드려요. 뇌졸중 환자의 경우 팔다리 마비의 원인이 팔다리가 아닌 뇌에 있는 만큼, 괴사한 뇌의 기능을 살아있는 뇌세포가 빨리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한방치료가 그 과정에서 매우 효과적이죠.

Q: 지금까지 30년 동안 환자들과 만나셨는데요. 의사이자 의학자로서 문상관 교수님만의 신념이나 철학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려요.

A: 저는 본래 한방이 아닌 현대의학을 전공하려 했던 사람이에요. 현대적 지식을 배운 만큼 그것이 더 친숙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30년 동안 한방 분야에 있어보니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의료분야라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이러한 한방의 치료법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앞으로 용어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일을 하고 싶어요. ‘어혈’ 혹은 ‘담’ 등의 용어를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이죠. 용어가 쉬워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한방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가 타 병원과 차별화되는 특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대규모 의과대학병원과 함께 있다는 점이죠. 이는 환자분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치료를 제때에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방치료를 충분히 받다가 필요한 경우 현대의학 치료도 받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Q: 중풍뇌질환을 앓고 계신 환자나 가족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중풍(뇌졸중)은 회복이 더딥니다. 환자의 인내심이 필요해요. 제가 환자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어요. 콩나물 비유인데요. 콩나물을 기를 때 물을 주잖아요. 이때 밑으로 물이 다 빠져나가서 소용이 없는 것 같지만 콩나물은 자라고 있습니다. 뇌졸중 치료도 이와 같아요.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것 같지만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요. 마음 졸이지 말고 끈기를 가지고 치료에 임하세요.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혈관 노화 클리닉’을 통해 혈관 노화에 대한 연구를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중풍을 포함한 많은 질환들이 혈관 노화와 깊은 관계가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혈관의 탄력도가 떨어져 딱딱하게 굳습니다. 하지만 혈관이 말랑말랑해야 혈액순환이 잘 돼요. 때문에 혈관 노화를 방지하는데 어떠한 약이 효과적인지 계속해서 연구하고 환자들에게 적용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중풍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DOCTOR’S PICK

중풍 자가진단 F.A.S.T

Face : 중풍이 진행되면 입이 비뚤어지는 등 안면마비가 발생합니다.

Arm : 두 팔을 앞으로 나란히 들어보세요. 이때 한 쪽 팔이 힘없이 떨어진다면 중풍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Speech : 말이 어눌해지나요?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말이 평소대로 나오지 않는지 살펴보세요.

Time : 위의 증상들이 있다면, 빠른 시간 안에 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중풍은 골든타임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최대 6시간 안에 병원에 방문하세요.

2.2

중풍뇌질환센터 문상관 교수

전문진료분야 | 중풍(뇌혈관질환), 말초신경질환, 저림증, 두통, 혈관노화(어혈)
문상관 교수는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의 센터장이자, 순환 신경내과 교수로 대한중풍·순환신경학회이사장, 대한한방내과학회 부회장, 대한한의학회지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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